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홍명보 감독(55)이 선임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대표팀 운영 방침을 밝혔다.
홍 감독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울산 팬들과 K리그 팬들을 향해 “개인의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결심하게 됐다”면서도 “저의 선택이 실망감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홍 감독은 이어 “팬들로부터 용서받는 방법은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부채감과 책임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나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도 있고,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적 경험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유소년 발굴이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지 배워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축구의 풀뿌리인 K리그와 동반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 나가고,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 A대표팀이 선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K리그와 유소년 시스템이 긍정적 상호작용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에 있어 ‘존중·대화·책임·헌신’의 덕목을 제시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경기 운용 스타일에 대해선 “우리가 볼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계획과 전력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어 “볼 소유는 전진성과 과감성을 더해야 한다.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볼 소유가 돼야 한다”며 “상대의 역습에 확고히 대비하고 수비 시간은 짧게 가져가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으로 홍명보 전 울산 감독을 내정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3일 공식 선임했다.
이후 사령탑 선임 과정에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으로 함께 했던 박주호가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외국인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홍 감독의 선임 절차에 대해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뒤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오른 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뮌헨) 등 대표팀의 주요 유럽파 선수들과 면담하는 등 ‘홍명보호 출범’을 위한 걸음을 밟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