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남자 플뢰레 대표팀의 맏형 하태규(34·충남체육회)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을 '미련 없이' 마쳤다.
29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플뢰레 개인 32강전은 2008년 12월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돼 15년을 넘게 보낸 하태규의 생애 첫 올림픽 경기였다.
그는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보태는 등 주축으로 활약해왔으나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최근 2회 연속 단체전 정상에 올랐으나 세계 수준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남자 플뢰레 대표팀은 1988년생 허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등 세대교체 시기를 겪고 있다.
허준보다 한 살 어린 하태규 역시 서서히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거듭 이번 올림픽을 '처음이자 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태규는 "가능성은 늘 열어두지만, 제 마음으로는 여기까지 하고 좋은 후배들이 많이 올라왔으니 바통을 넘기려고 한다"면서 "이번 시즌 신진 선수들과 팀을 맞춰보니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편하게 내려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년 남은 다음 아시안게임에 대해서도 출전에 도전할지 확답은 하지 않은 그는 "2∼3년 정도 더 선수 생활을 한 뒤에 지도자의 길을 갈 계획"이라며 "지금도 후배들이 충분히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잘할 테니 마음이 편하다. 앞에서나 뒤에서나 도움이 되는 형이 되겠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