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김미정 여자대표팀 감독이 허미미(22·경북체육회)의 결승 경기에서 '위장 공격'으로 지도가 나온 데 대해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개선이 필요한 필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또 한국 여자 유도의 ‘유이’한 금메달리스트인 김 감독은 앞으로 허미미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이 충분하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허미미가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세계 1위 데구치에 연장전(골든 스코어) 끝에 반칙패한 뒤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위장 공격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원래 본인이 가진 기술이 앉아서 하는 것이다보니 심판이 그런 판정을 한 것 같다”며 “연습 때 주의를 줬는데 본인 스타일이 있다보니까 그런 기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마지막에 주저앉은 뒤 가만히 있었던 것이 아니라 계속 일어나서 공격하는 상황이었다. 3번째 지도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캐나다 선수가 공격을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같이 지도를 받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사실 받을만한 빌미를 줬다는 것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은 허미미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8강에서 이번 올림픽 전까지 3전 전패로 밀려있던 ‘천적’ 르하그바토고 엔흐릴렌(13위·몽골)을 꺾는 등 거침없는 기세를 자랑하며 결승까지 오른 허미미는 이 체급 최강자로 꼽히는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 아쉽게 졌다.
정규시간(4분) 동안 허미미는 지도 2개, 데구치는 지도 1개를 받았고,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허미미는 연장전에서 데구치의 소매를 잡고 계속 업어치기를 시도했고, 연장 시작 1분48초가 흐른 뒤 상대의 지도를 유도했다.
하지만 그는 연장 2분35초쯤 위장 공격으로 지도 하나를 더 받으면서 패배가 확정됐다. 결승에서 아쉽게 지기는 했으나 만 22세의 나이에 첫 올림픽에서 결승까지 올라 은메달을 딴 것은 한국 여자 유도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5월에 세계선수권 금메달도 땄고, 이번 대회 4강전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라파엘라 시우바(4위·브라질)도 꺾었다”며 “허미미가 아직 어리고, 앞으로 올림픽 뛸 기회가 많다. 충분히 더 발전할 수 있을 거싱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허미미가 긍정적이고 대범한 성격 덕에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김 감독의 기대다.
김 감독은 “허미미가 굉장히 긍정적이다. 오기 전에 단체로 심리 테스트를 받았는데 허미미의 부정적인 생각이 ‘0’에 가깝다고 나오다”며 “밝고 긍정적이고, 대범하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긴장도 잘 하지 않는다. 실망해도 잘 털어버린다. 또 유도를 굉장히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력도 좋다는 것이 김 감독의 전언이다. 김 감독은 “거의 지치지 않는다. 땀도 별로 나지 않고, 호흡이 가빠지지도 않는다. 맨날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훈련하면 더 많이 올라갈 수 있겠다’는 농담을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 유도가 역대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은 단 2개다. 그중 하나가 김 감독이 딴 것이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유도 여자 72㎏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 유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김 감독은 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에서 살다가 할머니 유언에 따라 한국 국적을 택한 허미미가 한국 여자 유도의 또 다른 금메달리스트가 되길 바란다.
김 감독은 “허미미가 오랜만에 한국 여자 유도에 메달을 선물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 일본에서 살다가 한국에 와서 말도 잘 통하지 않는데, 잘 따라와준다”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더 성장해 본인 소원대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