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수민씨는 최근 친구들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휴가를 갔다가 아쉬움만 남긴채 돌아왔다. 서울에서 2박3일 일정으로 해운대를 찾았는데 짙은 해무로 수시로 입욕이 통제 됐기 때문이다. 수민씨는 “가시 거리가 100m 밖에 안될 정도로 해무가 자주 끼어 물놀이를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전국 최대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올해 ‘해무’가 자주 발생해 입욕이 빈번하게 통제되고 있다. 해무는 바닷가에 끼는 안개다. 잦은 해무로 부산항에 입항하던 선박이 좌초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30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구는 지난 1일 해운대 해수욕장이 개장한 이후 전날까지 29일간 해무 때문에 15차례 ‘입욕 통제’ 조치를 했다. 일수로는 8일로 사흘에 한 번꼴이다. 지난해는 여름철 통틀어 총 8차례 입수가 통제됐다. 올해는 7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작년 횟수를 넘어섰다.
바다 안개로도 불리는 해무는 5∼8월 남쪽에서 밀려온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발생한다. 수면 위로 두꺼운 이불처럼 낮게 깔리는 해무는 동남풍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와 해안가 일대를 덮친다.
오래 머물며 부산 해안가를 구름 도시처럼 만들어 장관을 연출 하기도 하기지만, 때로는 밀려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올해 초 바다 수온이 평년보다 낮았는데, 기온은 높으면서 해무가 잦았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해무가 발생했다고 무조건 입욕을 막는 것은 아니지만 입욕객들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의 잦은 해무로 선박 사고도 발생했다.
28일 부산항에 입항하던 2만t급 컨테이너선이 방파제 끝부분과 충돌해 좌초한 사고가 났다. 부산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 5분쯤 부산 영도구 조도방파제에서 부산항으로 입항하던 컨테이너선 A호(2만738t)가 방파제 끝부분 테트라포드와 충돌해 좌초했다.
A호 측은 사고 원인으로 해무로 인한 조타 실수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근에 해무도 심하게 끼어 있어 시정이 300m 가량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