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살충제’ 사건 할머니 1명 숨져… 입원 13일 만에

경북 봉화군에서 복날 살충제 사건으로 중태에 빠졌던 A씨(85·여)가 끝내 숨졌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30일 오전 7시께 안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A씨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살충제 중독 증상을 보인 5명의 피해 할머니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쓰러진 주민이다. 지난 18일 안동병원에 입원한 뒤 13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게다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첫 사망자이기도 하다.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지난 7월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봉화=뉴시스

현재 안동병원에는 A씨 외에 사건 발생 첫날 호흡 곤란과 심정지 등을 보여 이송된 B씨(69·여)도 치료를 받고 있다. B씨는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다행히 나머지 60~80대 3명은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이번 사건은 초복인 지난 15일 발생했다. 봉화읍 내성4리 여성경로당에서 초복을 맞아 회원 41명이 보양식을 먹고, 일부 회원이 따로 커피를 마신 뒤 3명이 심정지 등 증세를 보였다. 사건 이튿날과 사흘 후에도 할머니 1명씩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이들의 위 세척액에서는 살충제 성분과 살균제 성분 등이 검출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등의 자료를 확보했다. 현장에서 감정물을 채취해 감정했고, 관련자를 상대로 면담를 조사했다. 또한 A씨가 다른 피해자보다 증상이 늦게 발현된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관계자의 사망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는 계속 진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골 마을 주민을 상대로 한 농약 범행은 반복되고 있다. 2015년 7월 상주시에서 80대 여성이 마을회관에 있는 음료수에 농약을 섞어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016년에는 청송군에서 소주에 농약을 섞어 사상자 2명이 발생했다. 2018년에는 포항시에서 60대 여성이 마을 주민이 함께 먹을 고등어탕에 농약을 넣어 1명이 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