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 우려 사라진다… 2024년 우유 원윳값 동결

정부, 2030년 원유생산 200만t 유지

낙농가와 유업계가 올해 원윳값을 올리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흰우유 등의 가격도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낙농진흥회는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원유 가격을 용도별로 동결하거나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우선 흰 우유 등 신선 유제품 원료인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동결하기로 했으며, 치즈·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쓰는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5원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1084원으로 유지되고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887원에서 다음달 1일부터 882원으로 더 싸진다.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11일부터 이사 7명으로 구성된 원윳값 협상 소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을 진행해 왔다.

 

올해 원윳값은 농가 생산비와 시장 상황 등을 반영해 ℓ당 26원(음용유 기준)까지 올릴 수 있었지만,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 물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14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올해는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원윳값 협상은 당초 6월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해관계자 간 이견으로 협상 기간이 연장됐다.

 

원윳값은 2019∼2020년에는 ℓ당 926원이었으나 2021년 947원으로 올랐다. 이후 2022년 협상에서 낙농제도를 개편하기로 하면서 지난해부터 원윳값을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눠 책정하게 됐고 지난해 1월부터 음용유 기준 원윳값은 ℓ당 996원, 지난해 10월부터는 1084원으로 올랐다. 음용유 기준으로 원윳값 동결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원윳값 동결에 따라 원유를 주재료로 쓰는 유제품 가격 인상도 피하게 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업체는 흰우유 제품 가격을 동결할 계획이다. 또 과자, 빵, 아이스크림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우려도 사라지게 됐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대책’을 통해 유제품 생산 체계를 개선하고 국산 유제품 수요를 발굴해 오는 2030년 국내 원유 생산량을 200만t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제품 자급률을 지금의 44% 수준에서 2030년 28%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또 유제품 생산·유통 비용 절감을 위해 대형마트와 함께 저가 공동브랜드 우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