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의 ‘태극기’ 출사표 의식했나…‘독립운동가 후손’ 쏙 뺀 日 매체

일본 스포니치, 크리스타 데구치와 허미미에 “모두 일본과 연관” 보도
대한민국 유도 대표팀 허미미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파리=뉴스1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겠다던 대한민국 여자 유도 국가 대표팀 허미미의 출사표를 의식한 것일까.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유도 결승전이 모두 일본과 연관 있다는 분석을 앞세우면서, 허미미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쏙 뺀 일본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앞서 일본 스포니치는 지난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허미미의 대결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의 후나쿠보 하루카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두 사람 모두 일본과 연관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매체는 2021년 도쿄 올림픽 여자 유도에서 은메달을 딴 크리스타 데구치는 일본 나고야 출신으로 캐나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전하면서, 그가 야마나시 가쿠인 대학교 3학년이던 2016년에 일본 국적 대신 아버지의 나라인 캐나다 국적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세 살에 처음 도복을 입은 데구치는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유도 세계선수권대회의 같은 체급 결승에서 2022년 대회 준우승자인 하루카에 한판승을 거뒀었다.

 

아울러 이 매체는 데구치의 맞대결 상대인 허미미에 대해서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57㎏급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브라질의 하파엘라 실바를 준결승에서 꺾었다며, “이케다 우미라는 일본 이름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허미미가 와세다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에 재학 중인 점을 강조한 대목에서는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데구치를 꺾고 첫 우승을 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대표팀에도 승선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매체는 허미미가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라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허미미는 파리로 향하기 전, ‘자신감 완전 충전!’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출사표를 대한유도회에 제출했다. 두 문장짜리 출사표의 마지막 문장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프랑스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러 갑니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