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경제안보·기후변화’ 대화 신설…조태열-페니 웡 외교장관, 3달만의 재회

약 세 달 만에 재회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이 북·러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해가기로 했다. 차관보급 경제안보대화와 기후변화 대사 간 대화를 신설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사업 발굴에도 합의했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양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호주 경제안보대화(Economic Security Dialogue)를 출범하고, 한-호주 기후대화(Climate Dialogue)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인태지역 인프라 분야 협력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했다.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한-호주 경제안보대화는 양국 간 경제안보 분야 소통 및 협력 강화를 위한 신규 협의체로 한국은 경제안보비서관, 호주는 외교부 차관보급을 수석대표로 한다. 1차 회의는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양국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 간 대화도 1차 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인태지역 협력 관련해서는 한국수출입은행-호주 수출금융공사(Export Finance Australia)가 지난해 9월 체결한 업무협약(MOU) 관련 내용이 논의됐다. 이 지역의 인프라 개발, 탈탄소화, 공급망 다변화 및 핵심광물 협력을 지원하는 MOU다.

 

양 장관은 제6차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5.1) 및  인태파트너국(IP4, 한・일・호・뉴) 정상회동(7.11) 등 최근 양국 정상 및 장관 간 활발한 교류와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했다.

 

또한 올해 10주년을 맞는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해 왔다며 에너지·핵심광물 공급망 등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에 신설된 양국 간 경제안보대화를 통해 관련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가자는 공감대를 나눴다. 

 

양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했다.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군사협력에 대해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지난 11일 IP4 정상회동 계기로 북·러 협력을 규탄하는 정상 공동성명이 발표되고, 웡 장관이 이날도 회담 직전 판문점을 방문해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을 평가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사이버 등 포괄안보 협력은 물론 연례 기후대화 개최를 통해 기후대응 관련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 IP4, 한·호·일, 믹타 등 소다자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7개국(G7), 주요20개국(G20) 등 다자무대에서도 양국이 긴밀하게 공조하는 한편 2025년 한국의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  

 

웡 장관은 회담에 앞서 판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이 (인·태)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방위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해서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오커스(AUKUS) '필러2'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많은 나라가 협력에 관심을 보였는데 오커스 파트너들이 그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호주, 일본, 한국,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호주에 보다 시급한 과제는 필러2보다는 ‘필러1’이라고 짚었다.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제공하는 계획인 '필러1'과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사이버 안보,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군사 분야 기술을 공유하는 '필러2' 등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한국은 일본·뉴질랜드·캐나다 등과 함께 '필러2' 참여가 거론되고 있다.

 

웡 장관은 "호주는 한국과 연대하며,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면서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이전하는 것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