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제2부속실 부활 확정… 野 "김건희 여사 방탄용"

대통령실, 직제 개편작업 착수
김건희 여사 활동 보좌 전담
부속실장 장순칠 비서관 유력
국회에 특별감찰관 임명도 촉구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 설치를 확정하고 직제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 이상 공무원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도 국회가 추천하면 언제든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통화에서 “부속실 설치와 관련한 직제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연초 대담에서 국민이 원한다면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직제를 개편해 제2부속실을 만들기로 최종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뉴시스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과 행사 기획, 수행, 메시지 등을 전담 보좌하는 조직으로 박정희정부(1972년) 때 처음 만들어진 이래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후반부 국정농단 여파로 폐지한 것을 제외하면 역대 정부에서 계속 운영됐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김 여사 활동 관련 논란을 줄이기 위해 부속실 폐지를 공약하고 취임 후 제2부속실을 두지 않고 대통령 부속실에서 이를 담당했다.



초대 제2부속실장(1급 비서관)에는 장순칠(사진)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사회2비서관이 유력하다. 장 비서관은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 보좌관 출신으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인수위 등을 거쳐 대통령실에 선임행정관으로 합류했다. 지난해 말 대통령실 국민공감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서 시민사회수석실 비서관으로 승진했다. 2부속실은 기존에 김 여사를 보좌해온 배우자팀 4∼5명을 토대로 구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2부속실 설치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김 여사를 둘러싼 부정 여론을 잠재우고 공식 조직을 통해 일정을 투명하게 관리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당권주자들 모두가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낸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국회에 2016년 박근혜정부 시절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사임한 이후 문재인정부를 거쳐 현재까지 8년째 공석인 특별감찰관 임명도 촉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추천은 국회 몫으로 국회가 할 일”이라며 “국회에서 추천하면 언제든 임명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야당은 대통령실의 제2부속실 설치가 결국 ‘김건희 방탄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특별감찰관 임명에도 협조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이날 “이 시점에 허울뿐인 제2부속실을 설치하는 건, 김 여사를 각종 의혹으로부터 방탄하는 ‘벙커’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께서 대통령 부인에 대한 신뢰를 모두 상실한 지금, 제2부속실 설치가 무슨 의미냐. 벌거벗은 임금님 행차라도 보여주려고 하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