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한 그대가 진정한 금메달 주인공입니다”… 3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에 출전한 체조 여자대표팀의 ‘투혼’

“최선을 다한 그대가 진정한 금메달 주인공입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경기장. 도마에 출전한 체조 여자국가대표 이윤서 선수는 12번의 힘찬 도움 닫기를 한 뒤 높게 솟아 올라 공중에서 두 바퀴를 비튼 뒤 착지를 했다. 이어 두 팔을 높이 올려 경기를 마무리한 이 선수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발목 부상으로 첫 연기에서 스핀을 선보이다 균형이 무너진데다 점프에서 공중돌기 도중 완벽한 착지에 실패하면서 부상이 악화한 것이다.  

 

사진 = KBS 영상 캡처

중계 아나운서는 “너무 괴로워 합니다. 상당히 힘들어 합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윤서 선수가 발목에 부상이 있다 보니 반 바퀴를 더 틀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경기를 마친 이 선수는 코치의 부축을 받고 선수단 대기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주저 앉아 발목 치료를 받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에 출전하는 체조 여자대표팀이 28일(현지시각) 단체전 예선에 출전했다.

 

이윤서, 이다영, 여서정, 신솔이, 엄도현으로 구성된 체조 여자대표팀은 이날 평균대와 2단 평행봉, 마루운동, 도마 등 4개 종목에서 경기를 펼쳤다.

 

여자 체조대표 선수들이 28일 프랑스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다영, 여서정, 이윤서, 엄도현, 신솔이. 연합뉴스

한국은 이날 4개 종목에서 152.496점을 얻었다. 12개 참가국 중 꼴찌로 8위까지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따지는 못했다. 예선 탈락을 했어도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결선 진출 실패에 대한 아쉬움보다 3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 무대를 밟은 것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윤서는 “파리에 오기 얼마 전 부상이 있어서 걱정을 했다”며 “올림픽 단체전에 출전한 것이 너무 영광이었고, 함께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예선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아무런 수확이 없는 건 아니다. 엄도현은 “꿈만 꾸던 무대에 설 수 있어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며 “단체전이 잘 되려면 스스로가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체조 단체전 평균대에서 연기를 펼친 후 활짝 웃는 여서정.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도마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183점을 기록한 여서정은 예선전 상위 8명 안에 들어 결선에 올랐다.

 

여서정은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여자 도마 결선은 한국시간으로 8월 3일 오후 11시 20분에 열린다. 여서정이 결선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한국 기계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차지하는 기록도 세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