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 33년 만에 대중음악 앨범 발표

물질만능주의 아쉬움 등 노래
“열정 남았을 때 만들고 싶었죠”

‘작은 거인’ 김수철(67·사진)이 31일 새 정규 앨범 ‘너는 어디에’를 내놨다. 김수철이 대중음악 음반을 발표한 건 1991년 ‘난 어디로’가 담긴 9집 앨범 이후 33년 만이다.

‘못다 핀 꽃 한송이’, ‘내일’,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 등 노래가 크게 성공하면서 1980년대 중반 ‘가왕’ 조용필 못지않은 스타 가수였던 김수철은 돈과 인기를 좇지 않고 국악 공부와 국악 앨범 제작에 전념했다. 1987년 ‘영의 세계’를 시작으로 그가 지금까지 낸 국악 음반 25개 중 상업적인 성공작은 100만장 넘게 팔린 영화 ‘서편제’ 음반이 유일하다.

김수철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사실 록 음악은 10년 전부터 내고 싶었다”며 “틈만 나면 녹음했지만 바쁘기도 했고 국악에 집중하다 보니 자꾸만 때를 놓쳤다.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 열정이 남아있을 때 대중음악 앨범을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록곡 8곡 전곡을 작사, 작곡, 연주한 김수철은 앨범에 물질만능주의 세상에 대한 아쉬움을 담았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친구의 순수했던 모습을 그리워하는 내용이고, ‘나무’에서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나무를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노래한다. 김수철은 ‘나무’와 관련해, 지난 21일 별세한 김민기를 염두에 두고 쓴 곡은 아니지만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사랑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가 떠오른다고 했다. “민기 형이 농사를 지어 먹고 살던 시절부터 교류해왔어요. 학전 30주년 공연 때도 모든 스케줄을 뒤로하고 참석했습니다. 돌아가시기 두 달 전 만났을 때 이겨내실 줄 알았는데 더 자주 뵙지 못해 후회돼요.”

‘그만해’에서는 끝없이 다투고 갈등하는 세상을 꼬집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