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0억 클럽 의혹’ 권순일 전 대법관 소환

사무실 압수수색 후 4개월만
대장동 김만배 관계 등 조사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한 ‘50억 클럽’과 ‘재판 거래’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31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권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올해 3월21일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 4개월여 만이다.

권순일 전 대법관. 연합뉴스

검찰은 이날 권 전 대법관을 상대로 대장동 일당 김만배씨와의 관계,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을 한 경위와 구체적인 활동 내역,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입장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퇴임한 뒤 2020년 11월∼2021년 9월 화천대유 고문을 지내며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변호사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권 전 대법관은 이 기간 동안 화천대유에서 고문료로 1억5000만원을 받았다.

권 전 대법관은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거액을 받거나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50억 클럽’ 인사 6명 중 한 명이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된 것이 재판 거래 의혹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수사 중이다.

권 전 대법관은 퇴임 직전인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다수 의견을 내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화천대유 고문이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가 대법원 선고를 전후해 권 전 대법관 집무실을 여러 차례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50억 클럽’으로 거론된 6명 중 이미 기소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제외한 권 전 대법관과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 나머지 인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최근 홍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앞서 서면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 결과까지 포함해 조만간 권 전 대법관과 홍 회장 등의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