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 퇴임…국회선 후임 대법관 표결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1일 퇴임했다. 세 대법관은 퇴임식에서 “공정하고 엄정한 재판으로 법치를 확고히 세우는 법원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법원으로 나아가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법관 중 판사나 검사 경력이 없는 최초의 재야 출신인 김선수 대법관은 “평생 법관으로 살며 법대 위에서 사회 현실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동료 대법관들에게 법대 아래에서 전개되는 구체적인 사회 현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소외를 잘 전달해 올바른 판결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선수(왼쪽부터), 이동원, 노정희 신임 대법관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대법관이 각 부에 1명씩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가 속했던 1부는 제 임기 72개월 중 약 22개월 동안 남녀 동수의 대법관으로 구성됐는데, 그러한 구성이 균형 잡힌 토론과 결론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라는 가치와 방향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원 대법관은 후배 법관들이 지켜야 할 원칙을 당부했다.

 

이 대법관은 “법관이 개인으로서의 법관이 아닌 전체 법원을 대표하는 지위에서 법대로 공정하게 재판해야 법의 지배를 온전히 이룰 수 있다”며 “법관은 정치적 압력 등 외부 압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부터, 즉 법관 자신의 개인적 소신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법관은 “법관마다 헌법과 법률, 양심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재판의 자리에 서는 사람들은 항상 사람이 지배하는 재판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법관은 다른 사람들, 특히 다른 법관들이 생각하고 있는 헌법과 법률, 양심이 어떠한지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정희 대법관은 “저는 대한민국 법원이 사법주권을 회복한 후 70여년의 역사에서 역대 148번째 대법관이자 7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취임했다”며 “대법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다양한 사회 구성원, 특히 여성과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약자의 절절한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들려질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저의 부족함을 절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부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를 위한 헌법 정신을 사법부의 모든 업무 수행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책무가 있다”며 “그리고 이를 위해 사법부의 구성 자체에도 다양성의 가치를 구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이 꾸준히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 후임으로는 노경필·박영재·이숙연 후보자가 지명됐다. 노경필·박영재 후보자는 인사 청문 보고서가 채택돼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 이숙연 후보자는 자녀의 비상장주식 등 논란으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