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발매된 방탄소년단 지민의 솔로 2집 ‘뮤즈(MUSE)’의 타이틀곡 ‘후(Who)’는 그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개 국가·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를 찍었다. 이 곡은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19일 자 ‘데일리 톱 송 글로벌’에 3위로 진입, 이튿날 4위로 상위권에 머물다가 이후 1위로 올라 지난달 29일 현재 6일째 1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 ‘데일리 톱 송’에서는 이틀(7월 19·20일 자) 연속 1위를 지켰고, 미국 ‘데일리 톱 송’에서는 전날 대비 4계단 상승한 14위에 자리했다. 또한 영국 ‘오피셜 빅 톱 송 40’ 차트에 1위로 데뷔했다.
이번 앨범을 위해 지민은 7개의 수록곡 중 6개 트랙의 곡 작업에 참여하고 2곡의 프로듀싱을 직접 맡았다. 12년 차 가수이자 세계적인 슈퍼스타임에도 마치 신인처럼 보컬 공부를 다시 해서 기초를 다졌다고 한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춤 실력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는 슈퍼스타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자세로 계속 노력하고 음악 작업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실력이 있어도 놀라우리만치 노력하는 자세가 이들이 4800만이 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뛰어난 실력과 성실함 그리고 겸손함, 이런 아티스트를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지민뿐 아니라 방탄소년단 다른 멤버들의 지난 앨범들 및 신곡의 성적도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화려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신곡을 내기만 해도 전 세계 음악 차트들은 들썩인다. 글로벌 차트들에서의 성적은 여전히 놀랍다.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나라 가수들과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이토록 매료되어 있다는 것이 여전히 믿어지지 않기도 한다.
보다 젊은 세대들은 다르겠지만, 필자의 세대 및 그 윗세대들은 우리 대중문화의 이러한 성공들이 놀랍고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늘 다른 나라의 대중문화에 열광하면서 그것이 우리 것보다 더 세련되고 수준 높다는 생각을 해오며 살지 않았던가. 이를테면 문화에서의 식민주의적 콤플렉스 같은 것이 마음속에 아주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자신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타인이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믿지 않고 다른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 의심하는 것처럼, 자꾸만 K컬처 팬들에게 뭔가 다른 특별한 이유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고 의심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이제는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작품이 이유라고 생각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