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CEO가 들려주는 자본주의 생존 기술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매들린 펜들턴/ 김미란 옮김/ 와이즈베리/ 2만원

 

‘180만 팔로어를 거느린 틱톡의 슈퍼스타’이자 ‘공동체 정신에 입각해 운영’되고 있는 의류회사 터널비전(Tunnel Vision)의 CEO인 매들린 펜들턴의 독특한 회고록이면서도 재테크 가이드다. 어릴 때부터 이 집 저 집 전전하며 가난하게 자란 펑크족 소녀가 어떻게 돈을 벌고, 공동체주의적인 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하게 되었는지를 솔직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열네 살 때부터 살 곳이 필요해 일해야 했던 펜들턴은 살던 곳을 벗어나면 꿈꾸던 삶을 이루게 될 줄 알고 대도시로 옮겨 와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 가며 대학을 졸업한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꿈은 부서지고 남은 건 대출금과 신용카드 빚뿐이었다. 친구와 200달러씩을 투자해 총 400달러로 사업을 시작하지만, 자금이 묶이는 등 난관은 끊이지 않는다. 과외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인생에서 다시 없을 사랑과 교감을 나누지만, 남자친구는 사업으로 인한 빚 때문에 자살하고 만다.

매들린 펜들턴/ 김미란 옮김/ 와이즈베리/ 2만원

펜들턴은 우리를 둘러싼 경제 게임인 ‘자본주의’의 규칙을 공부하기로 하고, 배우고 깨친 것을 적용해 돈도 벌고 집도 사고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를 창출해 낸다. 터널비전은 수익이 아니라 손익을 추구한다. 손익분기점에 맞춰 직원들 임금과 회사 운영비를 충당하고, 남는 것은 모두에게 분배한다. CEO와 전 직원이 동일하게 주 4일, 27시간을 일하고 임금도 똑같이 받는다. 수익은 전 직원에게 자동차나 가구를 사주는 식으로 돌아가며, 유급휴가도 무제한이다. 터널비전의 이러한 모습은 창립자이자 CEO인 펜들턴의 사업 철학 때문이다.



펜들턴은 현재의 자본주의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면서도 이 시스템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바로 ‘공동체 정신’이다. 여기에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 포함돼 있다. 현재 그의 도전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그를 따라 하는 중소 사업체들도 늘고 있다.

책에는 이러한 펜들턴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가 정리한 ‘자본주의 생존 기술 15가지’도 알려준다. 펜들턴은 “자본주의에 관한 이 책은 운이 좋으면 더 나은 시스템, 더 밝은 미래가 자본주의의 자리를 차지할 때까지 충분히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고 전했다. 정작 가장 자본주의답지 않은 방식으로 살고 있음에도, 가장 자본주의에 적합한 삶을 살고 있는 그의 말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