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하나 없이 ‘탕탕’…사격 은메달 딴 51세 퇴역군인 주목

“산책 나왔다가 올림픽 들른 듯” 뜨거운 반응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튀르키예 퇴역 군인 출신 유수프 디케(51)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격발하고 있다. 엑스 캡쳐

2024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튀르키예의 사격 선수 유수프 디케(51)가 화제다. 그는 고글 등 아무런 장비도 없이 총을 쏘는 모습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31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은 “튀르키예 사격 선수가 한정된 장비만 착용한 채 은메달을 따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전세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의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디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10m 공기 권총 혼성 결승에 셰발 일라이다 타르한(24)과 한 조로 출전했다.

 

결승전은 남녀 선수가 한 발씩 쏘고 점수를 합산해 이긴 팀이 승점 2점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패한 팀은 승점을 얻지 못하고, 동점이면 승점을 1점씩 나눠 먼저 승점 16점에 도달하는 팀이 승리한다.

 

디케와 타르한은 세르비아의 다미르 미케츠·조라나 아르노비치 팀에 14-16으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경기 직후 미디어의 관심은 세르비아보다 튀르키예에게 쏠렸다. 통상 사격용 귀마개, 특수 보안경 등을 착용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디케는 오로지 자신의 일반 도수 안경과 작은 귀마개만 꼈기 때문이다. 무심한 듯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고 경기에 임해 은메달을 따낸 것이다.

 

엑스(옛 트위터)에 올라온 디케치의 경기 모습 사진은 하루도 안 돼 7000만건에 육박하는 조회수와 80만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오로지 실력만으로 은메달을 땄다“, “공원 산책 나왔다가 올림픽에 들렀나 보다”, “튀르키예인들이 타고난 군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1973년생인 디케는 1994년 튀르키예 헌병대에 부사관으로 입대, 2000년 전역한 퇴역 군인이다. 2001년 헌병대 스포츠클럽에서 사격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2년부터 10m·50m 공기 권총 종목 국가대표로 발탁돼 ISSF 세계 선수권 대회, 유럽 선수권 대회, ISSF 월드컵 등에서 금 10, 은 10, 동 6개를 땄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해왔으며, 이번 은메달이 개인 올림픽 첫 메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