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논란’ 센강서 경기 후 ‘우웩’…‘10차례 구토’ 생중계 됐다

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종목을 펼친 선수들이 센강에서 경기 후 구토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면서 센강 수질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결승점 통과한 후 구토하는 캐나다의 타일러 미슬로추크 선수 (사진 = 프랑스 매체 75 seconds SNS)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한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는 결승점을 통과한 이후 10여차례 구토를 하면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9위를 차지했다. 

 

철인 3종경기와 마라톤수영 경기가 펼쳐질 센강의 수질은 대회 전부터 큰 이슈였다. 지난 100년 동안 오염 문제로 수영이 금지된 센강에서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파리시와 조직위원회는 2015년부터 14억 유로(약 2조 2412억 원)가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했다.

 

하지만 개회식 날 폭우가 쏟아진 뒤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센강에 흘러들어 수질은 더욱 악화했다. 결국 대회 직전 진행된 수질검사에선 세계수영연맹의 수질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남성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다음 날 여성 경기 이후로 미뤄졌다. 

 

남자부 개인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영국의 알렉스 이는 “운 좋게 그 어떤 올림픽 종목보다 아름다운 경기장을 썼다고 본다. 이런 장점에 비하면 센강이 더럽다는 건 조그마한 위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프랑스 정부가 물을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 사실을 알고 경기하는 게 모르고 경기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카상드르 보그랑은 경기 직후 방송사 프랑스2와 인터뷰에서는 “경기 직전에 구토했다. 센강 훈련 때문인지, 내가 긴장해서 인지는 모르겠다”며 “장소 때문에 이번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이 주목받았지만, 여러 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려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세스 라이더는 “파리에 온 후 일부러 손을 씻지 않았다. 대장균에 익숙해지기 위해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손을 씻지 않는다”며 센강 경기 강행을 비판하기도 했다.

 

캐나다의 타일러 미슬로추크는 결승점 통과한 후 열 차례나 구토했다. 이 모습은 중계 카메라와 사진을 통해 전 세계에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3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인근 센강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에서 선수들이 역영하고 있다. 뉴시스

2006년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경기 적합 기준은 대장균 100ml당 1000개, 장구균 100ml당 400개 미만이다. 이 수치를 넘은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

 

센강에서는 오는 5일 트라이애슬론 혼성 경기, 오는 8일과 9일 마라톤 수영 경기가 예정돼 있다.

 

수영을 제외하고 사이클과 달리기 종목만 치르는 '듀애슬론 방식'으로 변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파리 외곽의 베르쉬르메르 해상경기장에서 마라톤 수영을 치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