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모자 메달리스트의 탄생…"길영아의 아들 아닌 김원호의 엄마"

'배드민턴 전설'인 엄마 말 따라 투혼 보이다 '구토'까지…병역도 해결

배드민턴 혼합복식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조가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을 확보하면서 '모자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김원호의 어머니는 바로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이다. 길 감독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다.



아울러 1995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금메달, 1993∼1995 전영오픈 여자복식 3연패 등을 이룬 한국 배드민턴 전설이다.

김원호-정나은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를 2-1(21-16 20-22 23-21)로 꺾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서승재-채유정 조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도중 구토까지 하며 힘겹게 경기를 마친 김원호가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김원호는 "이제 제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올림픽 무대는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면 된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이날 김원호는 엄마의 말을 따라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서승재-채유정 조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도중 메스꺼움을 호소하던 김원호가 구토를 하고 있다.

묵직한 스매시를 연신 날리며 서승재-채유정을 공략하던 김원호는 3게임의 반환점을 돌았을 때 숨을 헐떡이며 한동안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3게임 16-13에서는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더니 의료진에게서 받은 주머니에 구토하기도 했다.

김원호는 "헛구역질이 나오길래 한 번 나오는 거겠지 싶었는데 코트에다가 토할 것 같아서 레프리를 불러 봉지에다가 토했다"면서 "코트에서 이렇게 티를 낸 건 처음이었다. 운동선수로서 보여주면 안 되는 모습을 올림픽에서 보여줬다"고 머쓱해했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김원호-정나은 조가 서승재-채유정 조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며 환호하고 있다.

김원호는 이번 은메달 확보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 기쁨도 챙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작년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이기는 상황에 군대 생각을 했다가 진 기억이 있다"면서 "오늘 경기 중에는 그 생각을 안 하고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