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명의 빌려 10년 간 치과 운영한 간호조무사, 가로챈 금액만 ‘6억원’

클립아트코리아

 

의료기관을 개설해 치과를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와 의료급여 수억원을 편취한 간호조무사에게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박희근)은 의료법 및 보조금관리법 위반, 사기 혐의를 받아 기소된 간호조무사 A씨(63)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0년 동안 치과를 개원해 운영하면서 요양급여와 의료급여비 명목으로 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네 차례에 걸쳐 의사들을 고용했으며 이들의 명의를 제공받아 의료기관을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가 아닌 사람은 의료기관을 청구할 수 없을뿐더러, 이런 의료기관의 경우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와 의료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조사 결과 A씨가 실질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면서 챙긴 요양급여와 의료급여비는 총 6억4400만여원에 달했다. 또 2015년 4월부터 11월까지 약 10회에 걸쳐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전력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경위나 내용, 편취금액 및 범행 기간 등에 비춰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전체 범행을 주도하고 사기 피해자(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와 공모해 명의를 제공하고 월급을 받으며 근무한 의사들도 각각 벌금 1000만원과 700만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의사 4명 중 1명은 2019년 3월 사망하면서 공소권이 사라진 상태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과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환자들에 대한 의료행위 자체에는 국민보건상 특별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