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사장'만 출산급여…1인 이상 자영업자는 왜 못받나요? [슬직생]

2019년부터 프리랜서 등 총 150만원 지원
고용 성과 측정 지표 미비 고용부 평가서 지적
 #서울 성북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올해 말 결혼 예정인데, 자녀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했다. 아이를 갖고 싶긴 하지만 육아를 가게 운영과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은 쉽게 들지 않아서다. A씨는 육아휴직이 일종의 정규직 직장인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인 친구들에게도 “육아휴직 있는 거 참 부럽다”는 얘기를 하며 돌아서면 어쩐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 육아휴직급 지원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그렇다면 A씨처럼 자영업자 경우에는 출산 시 그 어떤 급여 지원도 받을 수 없을까?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A처럼 고용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근로자가 ‘출산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 2019년부터 시행된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급여 제도’다. 출산 여성에게 3개월간 출산급여 월 50만원, 총 15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대상은 1인 자영업자, 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 고용보험을 적용받지 않는 근로자(피보험단위기간이 통산 180일 미만) 등이다. 만약 A씨가 종업원을 따로 두지 않은 ‘나홀로 사장님’이라면 이 제도를 이용해 출산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이 제도를 이용한 A씨와 같은 1인 자영업자는 5837명으로 2022년 5527명 대비 5.6% 늘어났다. 이를 포함해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급여를 최초 지원받은 전체 근로자 수는 1만492명으로 1만451 대비 0.4% 늘었다. 1인 사업자 외에는 ‘특고 및 프리랜서’ 4347명, ‘180일 미충족자’ 155명 등이 지난해 지원받았다. 

 

저출생에도 지난해 수혜 인원이 소폭 늘었으나 고용부는 ‘2024년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 성과 평가’에서 해당 사업에 대해 ‘개선 필요’ 의견을 냈다. 지원을 받은 뒤 고용 유지율 등 고용 성과를 측정·평가하기 위한 지표가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급여. 고용노동부 제공

고용부 측은 “모성보호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하는 사업으로, 초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한 현 상황에서 중요한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업 지침이 불명확해 2022년과 지난해에 계속 실무자들의 고충이 크다는 점이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현장에서는 조기 예산 소진으로 운영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지원 대상 유형별 지원 실적이 차이가 나는 원인을 파악하고, 사업 운영 측면에서 개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포함해 모성보호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원 실적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자영업자, 플랫폼 근로자처럼 고용보험 미적용자에 대한 육아지원 제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안으로 A씨와 같은 육아지원 제도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국민을 위해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