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경기침체 우려와 외국인·기관 동시 매도세로 인해 2700선까지 내주며 3%대 급락했다. 그야말로 ‘검은 금요일’이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1.49포인트, 3.65% 떨어지면서 2676.1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기준 27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6월 5일(2689.50)이후 두 달여만이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0.75%)를 제외한 9개 종목 모두가 하락마감하는 등 뚜렷한 하락세였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마감한 종목은 60개, 하락마감한 종목은 871개였다. 특히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던 SK하이닉스가 10.4%나 폭락, 17만3200원에 마감하며 ‘19만 닉스’에 이어 ‘18만 닉스’도 무너졌다. 삼성전자도 4.21%나 떨어지면서 ‘8만전자’가 붕괴, 7만9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8400여억원, 기관은 7700여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1조6000억원대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상승을 막지는 못했다. 코스닥도 이날 전일 대비 4.2% 떨어지며 779.33에 마감, 800선이 붕괴됐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전날 뉴욕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그 영향을 코스피도 피해가지 못했다. 미국 공급관리위원회(ISM)가 발효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을 기록하면서 전월치(48.5)을 밑돌았고, 시장 예상치 48.8까지 하회했다. 특히 ISM 제조업 PMI의 하위지수인 고용지수가 43.4로 전달 대비 5.9포인트 급락하면서 전체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두드러졌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4.82포인트(1.21%) 하락한 4만347.97에 거래를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5.62포인트(1.37%) 밀린 5446.68, 나스닥은 전장보다 405.25포인트(2.30%) 급락한 1만7194.15에 장을 마쳤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뉴욕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연이은 지표 부진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대폭 축소됐다”며 “코스피는 미국 주식시장 연동, 아시아 주식시장 동반 약세, 외국인 자금 대거 이탈에 대형주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6% 이상 하락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를 암살하면서 중동정세가 악화된것도 시장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