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함선을 타는 함장들을 격려하는 회식 자리에서 집에 가겠다는 서장을 부하 직원이 가지 말라고 만류하는 과정에서 해프닝 같은 폭행 시비가 불거졌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경남 통영시 광도면 통영해양경찰서 인근 한 식당 앞 도로.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과 몇 십분 전 통영해경 인근 식당에서 통영해경서장 주재로 통영해경 소속 함선 지휘관인 함장들을 격려하는 회식 자리가 있었다.
그런데 A함장이 회식 자리를 끝내고 집에 가겠다는 B서장을 만류하는 과정에서 이를 뿌리치는 B서장에게 맞았다고 하면서 사달이 났다.
이에 A함장이 인근에 있던 통영경찰서 광도지구대에 직접 찾아가 ‘폭행’ 신고를 접수했다.
다음날 술에서 깬 A함장은 B서장에게 “제가 결자해지 하겠다”고 말하면서, B서장도 A함장이 이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B서장이 이날 상황에 대해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 ‘오해였다’고 사과하자 A함장은 곧바로 경찰서에 가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술을 마시다 동료들과 흔하게 발생하는 승강이였는데, A함장 자신도 당시 술에 얼큰하게 취한 나머지 경찰서를 찾아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다행히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
이에 통영경찰서는 B서장의 폭행 건에 대해 공소권이 없어 ‘입건 전 조사종결’ 처리했다.
입건 전 조사종결은 경찰이 사건을 수사 단계로 넘어가기 전인 입건 전 단계에서 입건하지 않고 조사를 종결한다는 의미다.
통영경찰서 관계자는 “정식 수사 단계로 넘어가기 전 폭행 피해 신고가 접수된 다음날 오전 피해자로부터 처벌불원서가 접수돼 입건 전 조사종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서장은 “폭행죄는 고의가 중요한데, 정말 회식 자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료들과의 승강이였다”면서 “저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A함장이 이 내용으로 폭행 신고를 접수했다기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B서장은 “전도유망한 부하가 괜히 이 일로 불똥이 튈까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로 A함장 역시 B서장에게 오해를 사게 만들어서 죄송하다면서 서로가 사과하고 원만하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