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대표팀의 남녀 에이스 김우진(32·청주시청)과 임시현(21·한국체대)이 2024 파리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오상욱(29·대전시청)에 이은 한국 선수단의 2,3번째 2관왕이다.
임시현과 김우진은 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 6-0(38-35 36-35 36-35)로 이겼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올림픽 일곱 번째 금메달이다.
지난달 28,29일 열린 여자 단체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각각 올림픽 10연패,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던 한국 양궁 대표팀은 임시현, 김우진의 금메달로 이번 대회 금메달 3개째를 따냈다. 3일, 4일 열리는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따내면 이번 대회에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싹쓸이할 수 있다.
임시현과 김우진이 금메달을 합작한 양궁 혼성 단체전은 3년 전 열린 2020 도쿄에서 처음 신설된 종목이다. 당시 도쿄에서 한국의 안산(광주은행)과 김제덕(예천군청)이 남녀 랭킹라운드 1위 자격으로 혼성 단체전에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 초대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랭킹 라운드 1위에 올라 혼성 단체전 출전권을 따낸 임시현과 김우진이 바통을 이어받아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미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임시현과 김우진은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2024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에 오른 오상욱(대전시청)에 이어 두, 세 번째 2관왕에 등극했다.
임시현과 김우진은 이날 첫 경기에서 대만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이탈리아와의 8강전, 인도와의 4강전은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상대를 무난하게 제압하며 6-2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미셸 크로펜과 플로리안 운루가 호흡을 맞춘 독일.
출발은 불안했다. 1세트 첫 엔드에서 임시현이 8점을 쏜 것. 그러나 김우진이 곧바로 10점을 쏘며 만회했다. 독일은 크로펜과 운루가 각가 8점, 9점을 쏘며 한국이 1점을 앞서나갔다. 임시현은 1세트 두 번째 엔드에서 10점을 쏘며 첫 발을 만회했고, 김우진은 또 다시 10점을 따내며 독일 두 선수가 쏘기도 점에 1세트 승리를 확정지었다. 미셸과 운루가 모두 9점을 쏘면서 1세트를 38-35로 이겼다.
2세트도 한국이 무난하게 승리했다. 먼저 쏜 독일의 크로펜이 8점, 운루가 9점을 쏜 반면 임시현은 2세트에선 첫 엔드부터 10점을 쐈고 김우진도 9점을 쏘며 19-17로 이미 2점을 리드했다. 독일 두 선수는 이후에도 각각 9점을 쏘며 최종 35점. 임시현이 두 번째 엔드에서 8점을 쏘며 다소 삐끗했지만, 김우진이 승리에 필요했던 9점을 쏘며 2세트도 36-35로 1점차 승리를 거두며 세트 스코어 4-0으로 달아났다.
임시현과 김우진은 여세를 몰아 승부를 3세트에 끝냈다. 임시현이 첫 엔드에서 8점을 쐈고, 김우진이 9점을 쏴 8점,10점을 쏜 독일에 첫 엔드에선 17-18로 밀렸다. 비기기만 해도 금메달이 가능한 한국이었기에 독일 선수들은 흔들렸다. 크로펜이 2엔드에서 7점으로 흔들렸고, 운루가 10점을 쏴 3세트도 35점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에게 금메달에 필요한 점수는 18점. 임시현이 9점을 쐈고, 김우진이 마지막을 10점으로 마무리하며 36-35로 이겨 세트 스코어 6-0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임시현은 지난해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된 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까지 모조리 싹쓸이하며 3관왕에 오르며 안산에게서 여자 양궁 에이스를 넘겨받은 선수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궁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2차에 걸쳐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 자격으로 태극마크를 획득하며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빛 명중’을 선보이며 2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3일 열리는 개인전에서도 우승할 경우 2020 도쿄의 안산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에 등극한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남자 양궁의 차세대 에이스로 등극한 김우진은 올해까지 2013년을 제외하면 매해 국가대표에 선발된 자타공인 현역 세셰최강의 궁사다. 2012년엔 대표 선수 4인엔 뽑혔으나 마지막 월드컵에서 부진해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지만, 2016 리우부터 2024 파리까지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서 나서고 있다. 아울러 단체전 3연패를 모두 함께 했다.
올림픽 단체전 3연패로 금메달 3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9개, 아시안게임 금메달 3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4개까지 양궁 선수로 이룰 수 있는 것을 대부분 이룬 김우진에게 없는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다. 2016 리우에서는 32강에서 탈락했고, 2020 도쿄에서도 8강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번 파리 올림픽이 김우진에겐 명예회복의 장이다. 4일 열리는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면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 5개로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 등이 보유한 동하계 통산 최다 금메달(4개)을 넘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