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엔화예금 차익 실현 본격화

원·엔 환율 14개월 만에 최고치 찍자
5대銀 엔화예금 한 달 전보다 818억엔 ↓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선을 넘어 1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자 국내에선 엔화 예금의 차익 실현이 본격화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1조2111억엔으로 집계됐다. 6월 말 대비 818억엔 줄었는데,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2월(-641억엔) 이후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5대 은행 엔화 예금 잔액은 작년 4월 말 5978억엔까지 줄었다가 엔화 가치 하락에 꾸준히 증가해 같은 해 9월에는 1조엔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계속 늘어나던 잔액은 지난달 엔화 가치가 급격히 반등하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엔화 가치 상승에 엔화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 규모도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엔화 매수(엔화→원화) 건수는 7만2289건, 매수액은 약 128억엔으로 각각 집계됐다. 건수 기준으로는 지난 3월(8만4952건) 이후, 매수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149억엔) 이후 각각 가장 많았다.

엔화 가치는 지난달부터 오름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이 4개월 만에 ‘깜짝’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여파로 급등했다.

원·엔 재정환율(하나은행 대고객 고시 환율·최종회차 기준)은 지난 2일 기준 100엔당 929.22원을 기록, 지난해 6월8일(934.84원) 이후 가장 높았다. 엔·달러 환율 역시 지난달 초 3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달러당 162엔선까지 상승했으나 한 달 만에 140엔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