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과 태권도에 이어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종목은 레슬링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36개의 메달을 안긴 레슬링은 이 가운데 11개를 금메달로 채웠다. 유도와 함께 나란히 세 번째로 많은 금메달을 안긴 종목이지만 한국 레슬링의 최근 분위기는 우울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레슬링은 49년 만에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 2개만 가져올 정도로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경기가 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다. 침체된 레슬링을 반영하듯, 한국은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김승준(성신양회), 130㎏급 이승찬(강원도체육회), 여자 자유형 62㎏급 이한빛(완주군청) 등 3명만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다. 더구나 이들은 올림픽 출전권을 힘겹게 따낸 만큼 메달권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준과 이승찬은 지난 4월 올림픽 아시아 쿼터대회를 통해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한빛은 북한 문현경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세계랭킹도 주목받기 어려운 수준이다. 김승준은 60위, 이승찬은 22위다. 각 체급 1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하위권에 속한다. 이들은 메이저대회에서 입상 경력도 없을 만큼 경험도 부족하다.
간판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은 모두 급격한 기량 저하를 맞거나 은퇴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는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2013, 2017 세계선수권 정상에 섰던 류한수는 은퇴를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