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이탈한 지 6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복귀는 요원한 상황이다. 수련병원에서 의사 업무 일부를 대신하는 간호사들은 간호법을 제정해 교육 등 지원을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반기 전공의 수련 지원율이 1%에 그치자 정부는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설 예정이지만 사직 전공의들은 개원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4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전국 진료지원(PA) 간호사는 1만3502명으로 집계됐다. 기존에는 1만명 수준이었는데, 간호사가 의사 업무 일부를 대신할 수 있게 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이 지난 2월 시행되면서 35% 증가했다.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병원을 포함하면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간호협회는 추정했다.
PA간호사 중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한 ‘전문간호사’는 3.9%에 불과했다. 96.1%는 전담간호사 또는 일반간호사였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사들이 PA간호사로 투입되기 전에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사 교육 체계와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에 복귀하기보다 개원가로 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대한정형외과의사회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개최한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 강좌’에 사직 전공의 200여명이 참석했다. 정형외과는 대표적인 개원 인기 과목이다.
의협은 이번 강좌에 정형외과 사직 전공의 100명, 타 과목 사직 전공의 1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몰리면서 2시간 만에 조기 마감된 바 있다. 앞서 경기도의사회가 전날 주최한 개원 준비 설명회에는 정원(300명)을 훌쩍 넘긴 4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8217명 중 실제 수업에 출석하고 있는 학생은 495명(2.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