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수영장에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5일(현지시간) 남자 혼계영 400m 결승, 중국의 마지막 주자 판잔러가 물살을 가르며 극적인 역전승을 펼치는 순간이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미국 선수들의 얼굴에는 충격이 역력했다.
쉬자위(배영), 친하이양(평영), 쑨자쥔(접영), 판잔러(자유형)로 이어진 중국팀은 3분27초4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3분28초01)을 0.55초 차로 제치며 ‘수영 강국’ 미국의 64년 아성을 무너뜨렸다.
경기 초반 중국은 배영과 평영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접영에서 3위로 밀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마지막 자유형. 판잔러의 놀라운 역영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그는 마지막 100m를 45초92의 초인적인 기록으로 주파하며 프랑스와 미국을 연달아 제쳤다. 미국의 마지막 주자 헌터 암스트롱(47초19)보다 무려 1.27초나 빠른 기록이었다. 경기를 마친 판잔러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고, 관중석을 가득 메운 중국 응원단은 환호를 보냈다.
이 승리는 단순한 금메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60년 로마 올림픽 이후 미국이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독식해온 종목에서의 첫 패배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11연패 도전이 좌절된 순간이자, 올림픽 남자 혼계영 400m에서 아시아 팀이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중국은 이번 혼계영 우승을 포함해 2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특히 판잔러는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며 중국 수영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판잔러는 앞서 남자 자유형 100m에서도 46초40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 92년 만에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 언론들은 “판잔러가 아시아 수영의 새 역사를 썼다”며 그의 활약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판잔러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지만, 우리는 좋은 팀을 이뤘기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파리올림픽의 모든 여정이 정말 멋졌고 만족하며 수영을 더 빨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