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돌아왔다. K조선사들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실적을 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선박 교체 수요가 지속하고, 선박 건조가격도 오르면서 당분간 K조선이 순항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산업은 지난 2일 기준으로 3∼4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3912만CGT(표준선 환산톤수·100척)를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내 조선업계 수주실적이 중국을 제쳤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37만CGT 중 한국이 96만CGT(18척)를 수주해 점유율 40%를 차지했다. 2위인 중국(57만CGT·30척)은 수주점유율 24%다. 1∼7월 누적 수주점유율은 중국이 63%로 높지만,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가 많았다.
이 같은 호황은 조선 3사 실적에서 잘 드러난다. HD한국조선해양 2분기 영업이익은 3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7% 급증했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135억달러)은 이미 달성한 상태로, 추가 수주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121.9% 증가한 13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호황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공급자 우위 시장이 단기간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돼 이에 강점이 있는 한국 조선업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국제해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선박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마련하고, 이르면 2027년 해운 탄소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 탄소세 규정이 생기면 친환경 선박 수주가 앞당겨질 수 있다.
정부는 조선업 호황에 맞춰 안정적인 조선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세랑에 ‘해외조선인력센터’를 열었다. 지난 3월 산업부 주관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에서 제안된 방안으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인도네시아 노동부가 5개월여간의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
해외조선인력센터에서는 3개월간 1차로 30~40명을 대상으로 한국 조선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용접기술을 교육하고, 조선업에 적합한 선급 용접자격증 취득과정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