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리틀보이’(사진)가 투하됐다. 태평양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선택한 카드로 원자폭탄이 인류 역사에서 실전 사용된 첫 사례다. 무게는 4400㎏에 달했지만 내부에 사용된 우라늄은 64㎏에 불과한 작은 폭탄이었다. 그런데도 위력은 파괴적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방사능 피폭으로 고통받았다. 미국의 의도대로 전쟁은 순식간에 끝났다.
그러나, 이 폭발이 만들어낸 잔영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현재까지 인류 역사에 그림자로 남았다.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이 상대를 향해 무수한 핵무기를 겨누며 대치하던 냉전시대가 끝나고, 핵무기가 실전 투입된 지 어느덧 8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공포는 아직까지도 살아있다.
최근 미국이 독일에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러시아가 곧바로 ‘핵 대응’을 언급하는 등 공포를 이용한 외교적 압력도 여전하다. 핵을 폐기해 공포에서 궁극적으로 벗어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인류 전체가 아닌 ‘내 나라의 이익’을 생각하는 움직임 속 세계는 여전히 ‘핵의 공포’와 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