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위스키 시장을 주름잡는 지역이 있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스코틀랜드다. 2023년도 수출액이 56억파운드로 10조원가량 된다. 10조원이란 금액은 우리나라 주류 총소비 금액 정도. 소주, 맥주, 막걸리, 그리고 와인 및 위스키 수입량을 더했을 때의 금액이다. 무엇보다 스코틀랜드는 이 스카치위스키 하나로 경제를 일궈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카치위스키를 보러 오는 연간 관광객의 숫자만 200만명이 넘으며, 연간 식음료 수출의 21%가 위스키다. 철강, 섬유, 조선, 컴퓨터 사업보다 큰 곳이 영국의 위스키 산업이다.
그렇다면 이 스코틀랜드에 이어 2위인 지역은 어디일까. 바로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이다. 방위비만 천조원이 넘는다고 해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위스키 2022년 수출액이 12억8000만달러로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위스키는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카우보이의 술 등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있었지만, 다양성과 숙성의 가치, 안정적인 법과 제도 속에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2005년 불과 100여개에 달했던 증류소가 2022년 기준 26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미국 위스키 중에서 가장 앞장선 품목이 있다면 바로 버번위스키. 옥수수 함유량 51%를 사용해 만든 위스키는 1964년 미국 의회에서 ‘미국의 독특한 제품(distinctive product of the United States)’으로 선정, 미국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위스키로 바뀌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뉴올리언스의 어원은 프랑스어로 오를레앙이라는 것이다. 백년전쟁 당시 잔 다르크가 영국으로부터 수복, 샤를 7세의 정식 대관을 이끈 중요한 지역이다. 이 지역의 이름이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이유는 당시 그곳이 프랑스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랑스는 나폴레옹이 집권하게 되면서 유럽에서의 전쟁 물자 확보를 위해 뉴올리언스를 포함한 중부의 광활한 대지를 미국에 팔게 된다.
결과적으로 미국 위스키는 수많은 유럽의 이민자들에 의해, 원주민에 의한, 그리고 프랑스 왕조의 이름을 딴 위스키라고 볼 수 있다. 그 속에는 수많은 역사적 사실이 얽혀있다. 그 복잡성과 다양성이 미국 버번위스키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를 거쳐 현재는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넷플릭스 백스피릿의 통합자문역할도 맡았으며,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최근에는 술을 통해 역사와 트렌드를 바라보는 ‘술기로운 세계사’를 출간했다.
명욱 주류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