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대 노모와 함께 사는 A(50)씨는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이다. 고교 시절 ‘왕따’와 폭행 피해를 본 뒤 여태껏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왔다. 그동안 노모의 돌봄 속에서 버텨왔지만 최근 어머니가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렸다. 주민의 도움으로 이런 사정을 알아챈 경기 광명시 소하1동 복지돌볼팀은 하안종합사회복지관 담당팀과 연계해 사례관리에 들어갔다. 부식 지원과 함께 A씨의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하루 6시간씩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오랜 은둔 생활로 우울증과 인지능력이 저하된 A씨의 장애 등록 절차를 도왔다.
촘촘한 복지 그물망 구축을 추진해온 경기 광명시의 ‘온(ON)동네 복지관 사업’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6일 광명시에 따르면 온동네 복지관은 종합사회복지관 조직을 기능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재편해 지역 밀착형 복지서비스를 강화한 사업이다.
올해 3월 도입돼 광명·철산·하안동의 관내 3개 종합사회복지관과 18개 동 행정복지센터가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지역 조직화에 나섰다. 동별 전담 복지사가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까지 맡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동네 복지 마스터’로 활동하는 데 무게를 뒀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희망나기운동본부, 무한돌봄센터 등 민간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사 예방 사업, 아파트 주민 조직화, 가가호호 문고리 캠페인, 중년 남성 산책 모임, 취약계층 인문학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에 따르면 사업을 운영한 지 3개월 만에 3개 복지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실적은 1038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7건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아울러 복지관 시설을 지역주민에게 무료로 제공하면서 소통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시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창구가 늘면서 시민이 원하는 곳마다 파라솔을 펼치고 상담을 진행하는 이동복지관 사업 ‘찾아가는 복지파라솔’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복지파라솔 참여자 93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0%는 온동네 복지관 사업에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광명시 학온동 주민 B씨는 “이렇게 자주 와서 내가 어떻게 사는지 들여다보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처음”이라며 “주변에 말 못 할 사정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온동네 복지관이 주민들을 도와준다고 하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온동네 복지관은 ‘차별 없이 소외 없이 누구나 평등한 광명’이라는 시정 가치를 구현하는 복지정책”이라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복지정책을 시행해 시민이 체감하는 상생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