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특별재난지역’ 선포 가능할까?…“어렵다”

행정안전부는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로 대피한 주민 구호를 위해 인천 서구에 재난구호지원 사업비 2000만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6일 밝혔다. 

 

1일 인천 청라지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발생한 화재로 인근에 주차돼 있던 40여대가 불에 탔다. 연합뉴스

이번 지원은 화재로 인해 단수·단전 등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임시주거시설 운영, 간이 화장실 설치, 구호물품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일 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해 차량 72여대가 전소하고, 주민 23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 불로 연기를 흡입한 주민 23명이 병원치료를 받았고, 사고 차량과 같은 주차공간에 있던 차량 140여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 중 72대는 전소했다.

 

또 전기 공급 시설 및 수도 배관 파손에 따른 단전·단수 등으로 많은 세대가 5일째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모든 가전을 사용할 수 없을 상태다. 승강기 운행도 멈춰 생활이 불가능해지자 주민 400여명은 대피소에 머물러 있다.

 

행안부는 구호활동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수요 요청이 있을 경우 재난구호 사업비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조덕진 재난복구지원국장은 “이번 지원이 임시주거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정부는 주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안부는 피해지역의 특별재난지역선포에 대해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인천시와 서구는 이번 화재와 관련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행안부에 공식 건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지자체 재정 능력으로 수습이 어려운 경우, 인명피해가 크거나 피해 주민의 생계가 어려운 경우 등에 보통 선포되는데 이번 화재는 양쪽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인천시 재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주민분들이 사망하거나 생계가 어려워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아파트에서 일어난 자동차 화재인 만큼 보험 등으로 보상 처리를 하고, 지자체 등 정부는 구호 쪽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난 차량을 감식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충남 금산에서도 주차 중이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119로 금산군 금산읍의 한 주차타워 1층에 주차 중이던 차에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12대와 인력 35명을 투입해 1시간 37분 만에 불을 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6일 오전 5시쯤 충남 금산군 금산읍의 한 주차타워 1층에 주차 중이던 전기차 밑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충남 금산소방서 제공

통상 자연재난의 경우 피해액을 산출해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지만, 사회재난은 과거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사례와의 형평성 및 지자체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는 등 ‘정성평가’를 거친다.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 세월호 침몰사고, 코로나19 사태, 10·29 이태원 참사 등 12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