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입자 47% 재계약 때 갱신권 써

임대차 2법 시행 4년 분석

비중 초기 69%서 2024년 27.3%로
전세값 하락 여파로 사용 줄어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시행 후 4년 동안 서울에서 전월세를 재계약한 세입자 절반가량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7일 서울 남산 산책로 전망대에서 바라본 용산과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6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에게 제출한 2021년 6월∼2024년 6월 서울 전월세계약 신고 자료에 따르면 갱신·신규 내역이 입력된 67만7964건의 임대차 계약 중 갱신계약 건수는 33.8%(3322만9025건)였다. 66.2%(44만8939건)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새로 맺은 전월세 계약이다.

재계약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계약은 10만7691건으로 47%를 차지했다. 임대차 2법에 따라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전월세 계약을 연장, 최대 4년 거주를 보장받고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재계약한 경우 임차인은 다음 계약 때 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크게 오른 2021년 7월 69.3%에서 올해 2월 27.3%까지 내려왔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긴 했지만 고점이던 2년 전 계약 때에 비해 낮은 경우 전세금이 더 낮은 집으로 옮기거나 협의 재계약해 갱신권 사용 비중이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이 고점이던 때 갱신권을 소진한 임차인이 많아 갱신권 사용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년간 전세 갱신계약 중 49%는 세입자가 갱신권을 쓰지 않아 전세금이 5% 넘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금을 5% 이내로 올린 계약은 23%, 동결한 계약은 14%, 내린 계약은 13%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