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논란’ 복서 칼리프, 압도적 경기력으로 결승 진출

수년간 ‘성별논란’에 시달려 온 복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가 역경을 딛고 결승에 진출했다.  

 

6일(현지시간) 칼리프는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준결승전에서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에게 5-0(30-27, 30-26, 30-27, 30-27, 30-27)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칼리프는 9일 중국의 양 리우와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 선수.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준결승전은 성별논란의 주인공인 칼리프와의 대결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던 허모리 언너 루처(헝가리)와의 8강전과는 달랐다. 

 

칼리프의 상대인 잔자엠 수완나펭(태국)은 경기 중 미소를 보였고, 판정 끝에 0-5로 완패한 뒤에도 고개 숙여 인사하는 등 존중을 잃지 않았다.

 

칼리프도 경기 뒤 취재진을 피해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바빴던 8강전과는 달리, 승리가 확정되자 사각 링에서 격렬한 춤사위를 펼치는 등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드러냈다.

 

칼리프는 린위팅(대만)과 더불어 이번 대회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칼리프와 린위팅에게 두 차례에 걸쳐 혈액검사를 진행했고 모두 ‘부적격’으로 판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검사 결과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른 근거로 IBA는 두 선수를 지난해 3월에 열린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 처분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의 염색체가 ‘XY’인 어떠한 증거도 없고 이들은 ‘여성 선수’라며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IOC는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며 “경기 중 자격 규정이 변경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지난 4일 AP통신의 스포츠 영상 파트너인 SNTV와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혐오 발언과 괴롭힘을 중단해달라고 국제 사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올림픽 원칙과 올림픽 헌장을 지키고 모든 선수를 괴롭히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괴롭힘은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을 파괴하고 사람의 생각과 정신, 마음을 죽일 수 있다”며 “그래서 나는 괴롭힘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