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벼락거지 탈출하자”… 서울에 첫 집 마련 26개월 만에 최대

지난달 서울 생애 첫 부동산 매수인 5080명
2022년 5월 이후 최대… 지난달 대비 791명 늘어
지난 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뉴시스

 

서울에서 무주택자가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 경우가 2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에서 생애 첫 부동산을 구입한 매수인은 5080명으로 지난 2022년 5월(5133명)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지난달(4289명)과 비교하면 791명 늘었고 올 1월(3021명)과 비교하면 2059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기 전에 매수자들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5주차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 대비 0.28%상승하며 19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을 중심으로 3월말 이후 4개월 넘게 오르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생애 서울 첫 집 마련 매수세를 이끌었다. 30대는 지난달 2377명(47%)이 서울에 첫집을 마련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비중이 높았고 그 뒤론 40대(1177명·23%), 50대(598명·12%), 20대(580명·11%)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강동구(416명)가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서대문구(378명), 동작구(377명), 송파구(291명), 강서구(287명), 동대문구(258명), 서초구(236명)가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은 구로구(235명), 은평구(216명), 마포구(206명), 성북구(193명), 영등포구(190명), 노원구(184명)이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은 실거주자가 움직이고 있는 시장”이라면서 “아파트 매매·전세가 상승이 계속되자 주택 구입을 못 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심리가 커져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벼락거지’란 자신의 소득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급격히 올라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월급만 모으고 재테크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전락하고, 나만 뒤처진 것 같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빚투(빚을 내서 주식투자)’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담보대출) 등은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