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당고개역→불암산역으로?… 노원구, 역명 개정 추진

서울 노원구가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역명을 ‘불암산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역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지역의 낙후된 이미지를 고착시킨다는 주민 불만이 많아서다. 

 

7일 노원구에 따르면 당고개역이라는 명칭은 과거 이 지역 고개를 지나는 사람들이 몸에 지니던 돌을 쌓아둔 자리가 성황당(서낭당)으로 형성됐다는 설에서 유래됐다. 지역의 고유한 특성이라기보다는 전통 시대에 흔한 지명 중 하나였던 셈이다. 서울역사편찬원에서 발간한 ‘서울지명사전’에도 창신동, 용문동 등의 옛 이름으로 당고개라는 명칭이 등장한다. 현재 가장 유명한 당고개는 신계동의 당고개 천주교인 순교 성지이다. 당고개역이 개통된 시점에도 이미 주민들에게 낯선 명칭이었고, 민속신앙과 연결성을 불편해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고 구는 설명했다. 

 

최근 당고개역이 위치한 상계3.4동에 재정비촉신사업이 진행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역명 변경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 일대는 현재 6개 구역에서 재정비촉진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중 4구역과 6구역은 이미 완료돼 입주를 마친 상태다. 나머지 구역의 주거단지 정비, 도시개발 등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낙후된 동네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당고개역 명칭에 대한 지적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 5∼7월 진행된 주민 의견수렴 결과에서도 역명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는 당고개역명 개정 추진을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3월 주민공모를 거친 결과 30개의 새 역명이 제시됐고, 역명 후보 선정을 위한 심의와 주민 의견수렴에 이어 지난 7월에는 노원구 지명위원회를 개최했다. 지명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당고개역의 역명 개정 사유가 적합하며, 새로운 역명으로는 불암산역이 적합하다고 의결했다. 불암산역은 주민 의견수렴 결과에서 과반수의 선호도를 보인 역명 후보였다. 당고개역명 개정은 서울시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울시 도시철도과의 결정을 통해 시보에 고시되면 최종 확정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역의 실정과 맞지 않는 당고개역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모인 것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지난 2013년 현실과 맞지 않던 성북역의 명칭을 광운대역으로 변경한 것처럼, 지역의 정체성에 맞는 새로운 역명을 상계3.4동에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