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사태’ 정신적 고통 호소한 주민들, 집단소송 최종 패소

5년 전 인천 서구 일대에서 일어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와 관련해 피해 주민 8600여명이 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집단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재판부는 “적수 사고의 위험은 수도시설 특성상 불가피하게 존재하므로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천시는 2019∼2020년 서구 주민들이 제기한 총 6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중 5건은 시 승소로 종결됐다고 7일 밝혔다. 또 마지막 소송의 원고가 최근 상고를 포기해 모두 주민 패소가 확정됐다.

지난 2019년 6월 ‘붉은 수돗물 사태’가 일어난 인천의 한 가정집 수도꼭지에 10분 정도 묶은 물티슈에서 이물질이 묻어나온 게 보인다. 연합뉴스

법원에 따르면 2019년 5월 30일 서구 공촌정수장 급수구역에 남동구 수산정수장의 물을 공급하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졌다. 기존 관로 수압을 무리하게 높이다가 발생한 것으로 공촌정수장 관할 26만1000세대, 63만500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앞서 주민들은 사고 장기화로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며 1인당 20만∼50만원을 배상해달라는 손배 소송을 냈다. 시의 잘못된 조치로 수질 기준을 위반한 수돗물이 공급됐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2심의 판결을 인정하며 “단수 방지를 위한 수계 전환은 공익성이 크고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의 대응이 민사상 불법행위로 볼 수 있는 위법한 직무집행이라고 간주하지도 않았다.

 

이후 사태를 은폐하기 위해 정수장 탁도기를 조작한 혐의로 시 공무원 4명이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2월 1명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 2명에게 징역 4∼6개월의 선고 유예, 1명이 무죄 판결을 각각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