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소비 위축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올 2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호전된 실적을 거뒀다. 2분기는 1분기(설)·3분기(추석)·4분기(연말)와 비교해 ‘쇼핑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가정의 달’ 프로모션이 예전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환경을 감안하면 상당한 외형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다만 투자 확대와 규제 변수 등으로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 폭발적 성장세가 내실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7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매출은 10조357억원(73억23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30.8%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수익성이 감소하면서 쿠팡은 2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다. 2분기 영업손실은 342억원(2500만달러)으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낸 이후 8분기 만의 적자다.
영업손실 대부분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할 과징금(1630억원·1억2100만달러)과 자회사(합작법인)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 적자(424억원·3100만달러)에서 비롯됐다.
이날 쿠팡 측은 적자임에도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체의 유동성 문제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데다 이날부터 쿠팡이 와우 멤버십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두고 무리한 투자로 현금 확보가 필요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2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5867억원(55억3600만달러)으로 지난해 말(52억4300만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도 경기 침체 속에서 백화점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내실을 다지지는 못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한 데 비해 영업이익은 21.5%로 크게 감소했다. 주요 점포 리뉴얼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 데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회계처리에 따른 비용부담이 컸던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