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이 창안한 근대5종은 1912년 스톡홀름 대회부터 정식 채택된 종목으로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종목이다.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모두 출전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불굴의 정신력이 요구된다. 근대5종의 불모지였던 한국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간판’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가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며 관심도가 높아졌다.
세계 변방에서 어느새 중심으로 도약한 한국 근대5종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과 함께 ‘멀티 메달’을 노린다. ‘철인 4인방’ 남자부 전웅태, 서창완(27·국군체육부대)과 여자부 김선우(28·경기도청), 성승민(21·한국체대)은 8일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리는 펜싱 랭킹라운드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명소인 베르사유 궁전에서 일정에 돌입한다. 남녀부 각 36명이 모두 돌아가며 한 번씩 겨루는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9일엔 승마, 수영, 레이저 런 준결승전이 온종일 이어지며, 10일 남자 결승과 여자 준결승, 올림픽 폐막일인 11일에 여자 결승전이 열린다.
근대5종 한국 최초의 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2위 전웅태는 이번 대회선 금빛 사냥에 나선다. 도쿄 대회 이후 전웅태는 3년간 지옥훈련을 견뎌왔다. 다섯 종목 중 전웅태가 꼽은 승부처는 펜싱과 승마. 전웅태는 펜싱에선 어떤 상대와도 대비할 수 있도록 여러 훈련을 소화했고, 무작위로 말을 배정받는 승마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전웅태는 “파리에서도 ‘될 놈은 된다’는 걸 입증하겠다”며 “만약 좋은 성적을 내면 한국 응원단을 향해 큰절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은 다른 선수도 메달 후보다. 특히 여자부 2003년생 ‘신예’ 성승민은 지난 6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이미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선수로 성장했다. 또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우승 서창완과 준우승 김선우도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 근대5종이 올림픽 2회 연속 메달과 메달 2개 이상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역대급 성적’을 노리는 한국 선수단의 막판 메달 레이스에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