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출신 석사, 올림픽 금메달 꿈 이뤘다 [파리 2024]

美 토머스, 육상 女200m 제패

모교 졸업생 최초 금메달 쾌거
자폐 동생 위해 보건학 등 전공
건강클리닉서 일하며 훈련 소화
올림픽 이후엔 박사 과정 계획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생물학자’ 개브리엘 토머스(27·미국)가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 중 최초의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토머스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200 결선에서 21초83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100에서 금메달을 따낸 쥘리앵 앨프리드(세인트루시아)가 22초08로 은메달을 수확했고, 브리트니 브라운(미국)이 22초20으로 3위에 올랐다.

‘명문’ 하버드대학교 출신 미국 육상 대표팀 개브리엘 토머스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성조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파리=AP뉴시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토머스는 이날 세계 정상에 오르며 ‘하버드 졸업생 최초의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제1회인 1896 아테네 올림픽에서 하버드대 재학생 제임스 코널리가 남자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을 수확했지만 그는 졸업하지 못했다.



하버드대에서 신경생물학과 국제보건학을 전공한 토머스는 2019년 학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엔 텍사스주립대 건강과학센터에서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자폐스펙트럼장애(ASD)가 있는 남동생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받는 쌍둥이 동생을 위해 전공을 선택한 ‘따뜻한 누나’이기도 하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지만 단지 운동에만 전념하지 않았다. 그는 육상 선수로 뛰면서도 일주일에 10시간 이상 텍사스주 오스틴의 건강 클리닉에서 일하며 ‘겸업’을 하고 있다. 토머스는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박사 학위 과정도 밟으면서 펜을 놓지 않을 예정이다.

개브리엘 토머스(미국, 오른쪽)가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1위로 골인한 후 기뻐하고 있다. 파리=AP뉴시스

당초 세계적인 육상 선수로 등극한 토머스는 올림픽 금메달만 남겨 놓고 있었다. 이미 그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00m 동메달, 여자 400m 계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0m 2위, 여자 400m 계주 1위를 차지했다. 그간 메이저대회 개인전 우승이 없었으나,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염원을 풀었다. 토머스는 자신의 우상으로 꼽은 2012년 런던 대회 여자 200 챔피언 앨리슨 필릭스(미국)에 이어 12년 만에 이 종목에서 미국에 금메달을 선물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 토머스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 현실이 됐다”며 “올림픽 우승은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승리의 기억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토머스는 400m 계주에도 출전해 추가 메달 사냥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