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광복절 축사 때 ‘통일 담론’ 제시… 北인권 언급 가능성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30년 맞아
새롭게 내놓을 가능성도 높아져
북·러 밀착, 한·미동맹도 언급 관측
‘사도광산 논란’ 對日메시지 관심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떠난 가운데 7일 대통령실에서는 광복절 경축사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나온 지 30주년인 만큼 윤 대통령이 올해 경축사를 통해 통일에 관한 담론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러 밀착관계 등에 대한 언급과 대일(對日) 메시지 수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과 참모들이 함께 고민하며 경축사의 틀을 짜는 중”이라며 “이번 주말쯤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 첫날인 5일 경남 통영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경축사에는 북한과의 관계 및 통일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휴가지에서도 참모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부족한 부분과 빠져 있는 개념들이 있어 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올해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 30주년인 데다 북한이 올해 초부터 ‘이제 통일 안 하겠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시점은 맞는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 등이 다뤄질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기념식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대한민국을 이뤄가는 중요한 토대”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축사에 북한 인권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북·러 밀착관계 심화나 한·미 동맹 공고화 등에 대한 언급도 나올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경축사에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평화의 동맹이자 번영의 동맹”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세우고 한·미동맹을 구축한 지도자들의 현명한 결단과 국민들의 피와 땀 위에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만한 성장과 번영을 이루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같은 기간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온 북한은 최악의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경축사 중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주의·인권·진보주의 운동가로 위장,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 공작을 일삼는다”는 문장은 야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일 메시지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양국 간 협력과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복절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