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희용 “선박 내 전기차 전용소화기 파악 안 돼…관련 규정도 없어”

전기차 선박 물동량, 5년 사이 6배 껑충
“선박서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지상보다 피해 커”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를 각 선박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8일 한 말이다. 선박을 통한 전기차 수출입 물동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화재 대응책은 허술하다 못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오전 인천 서구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정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조사 기간(5월13~19일) 중 여객선으로 운송된 전기차는 159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사 기간(7월17~23일) 동안 운송된 1239대보다 352대(28.4%) 증가했다. 여기에 선박을 통한 전기차 수출입 물동량은 2019년 4.3만t에서 지난해 25.3만t으로 5년 사이 6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선박 내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에 따르면 선박에 리튬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기를 비치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아직 국내외적으로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소화기에 관한 규정이 정립되지 않아서다.

 

전기차 화재는 일반차량 화재와 달리 불길이 양옆으로 확산해 화재 확산이 빠르다. 게다가 모든 배터리가 전소할 때까지 화재가 지속된다. 전문가들은 해상 선박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경우 지상보다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지하 주차장에서의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8시간이 소요됐는데 해상에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하루빨리 제도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