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과정에서 장기현장실습(IPP)경험에 대한 많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장비 생산 현장의 프로세스를 충분히 경험해 보았기에 제가 배우고 느낀 바를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었죠. 직접 일하면서 배우며 현장 시스템과 제조공정 프로세스를 익힌 경험이 합격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삼성전자에 합격한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졸업생 염모 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에 6개월 동안 대학에서 운영하는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라는 명칭의 ‘장기현장실습’에 참여했다. 대학이 산학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분야 중견 회사인 ㈜케이씨텍으로 ‘직장인’처럼 출근하면서 회사 문화와 업무를 익히고, 어느 정도 실무 교육을 받은 후엔 현장 재직자와 함께 일했다. ‘제조기술팀’의 장비 생산 파트의 재고관리 및 현장조율 직무를 수행했다.
그는 “IPP 과정을 통해 현장 엔지니어분들에게서 문제(ISSUE) 발생 시 다양한 해결 메커니즘을 배우며 직접 조치도 해보고, 팀원·유관부서·협력사 등과 협업하는 등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장비 제작 프로세스 관련 직무 이해 및 소통·조율 능력 등의 실무역량을 크게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채용 트렌드 맟준 최적화된 현장 교육 프로그램
IPP는 한국기술교육대가 기업의 채용 트렌드에 맞춘 최적화된 ‘청년 현장 교육프로그램’이다. 올해 고용노동부에서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신입사원 채용 중요 요소로 응답자의 96.2%가 ‘직무능력(경험, 경력 등)’을 꼽았다. 기업 인사 채용 문화에서 출신 학교, 학점 등 소위 스펙은 뒷전으로 물러난 지 오래다. 기업은 인력을 뽑을 때 ‘적은 비용(Cost)으로 높은 성과(Performance)’를 창출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청년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취업 지원 서비스’로 ‘3~6개월간의 장기 인턴십’(74.0%)을 가장 선호했다. 취업을 위해선 실무경험이 필수적이란 인식의 반영이다.
‘현장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는 한국기술교육대는 북미 등 선진 외국에서 탄생한 코업(Co-op. 산학협동교육)을 한국 대학문화에 맞게 벤치마킹해 2012년부터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도를 국내 최초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학점·급여 받으며 실무능력 배양 1석3조
IPP는 3~4학년 학생들이 대학과 협약을 맺은 국내외 대·중견기업과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에서 4~6개월간 현장실무를 익히며 전공 능력을 강화하는 제도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이수하고, 기업으로부터 실습지원비(보수)도 받음에 따라 ‘전공실무능력+학점+경제적 혜택’ 등 ‘1석 3조’의 역할을 한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부터 전국 30개 이상 대학에도 이 제도를 전파함에 따라 IPP는 한국 대학 장기현장실습의 ‘대명사’로 불린다.
한국기술교육대는 매년 400명을 훨씬 웃도는 학생들이 IPP에 참여한다. 2020년 323명, 2021년 410명, 2022년 392명, 2023년 406명에 이어, 2024년에는 1+2학기를 합쳐 무려 450의 학생이 IPP에 참여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연간 900명 졸업생 규모의 절반이 IPP에 참여하는 셈이다. 3~4학년 재학생 대비 IPP 참여 학생 비율은 국내 대학 중 단연 최고다.
IPP 참여 학생의 취업률은 미참여 학생보다 6.4%P 높은 84.5%의 취업률(대학정보공시 기준)로 매년 전국 최상위권 취업률을 자랑하는 한국기술교육대의 취업률 증가를 견인한다. 재학 중 풍부한 실무경험이 기업 입사 시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22년말 기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취업률은 80.3%로 전국 4년제 대학 중 2위다.(졸업생 500명 이상 1000명 이하 대학 기준)
교육부는 ’대학생 현장실습운영규정‘상 기업에서는 실습지원비로 최저임금의 75% 이상을 지급토록하고 있는데 올해 참여학생 모두가 기준금액 이상을 받았다. 여기에 대학에서 1인당 월 40만원의 현장실습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올해 IPP 참여 학생은 월평균 223만원을 받고 있다.
◇장기 실습 통해 기업·학생 상호 검증 시너지 효과
’인력 채용‘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채용연계형 IPP’는 올해 기준 173명에 달한다. 채용연계형 IPP는 안정적인 인력 확보 및 채용을 원하는 기업, 그리고 실습기관에서 장기실습 후 취업을 원하는 학생의 니즈가 합치되면 ‘고용’으로 이루어진다.
“채용연계형이라 실습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프로그램 개발의 전 과정 참여 경험이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회사 생활도 IPP 동안 진행하던 업무의 심화 버전이라는 느낌이며, IPP 동안 진행하던 업무들의 연장선이다 보니 큰 위화감 없이 바로 직무를 해나가는 것에 큰 도움이 됩니다.”
지난해 4학년 시절 채용연계형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업체인 ‘제이케이코어’에서 6개월간 IPP에 참여한 후 올해 1월 곧바로 채용된 컴퓨터공학부 출신 김모 씨의 소감이다. 업무와 조직문화 등을 IPP 동안 충분히 익혔기 때문에 정규 직원이 돼서 적응력도 훨씬 빠를 수밖에 없다.
한국기술교육대 IPP에 참여해 온 자동차 부품 제조 중견기업 동서기공 측은 “채용연계형으로 여러 학생을 정직원으로 채용해 본 결과, 충분한 실습기간을 통해 학생을 관찰, 평가해서 선발해 보니 사전에 인력 검증해서 좋고, 채용에 드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기술교육대는 지역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장기현장실습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충청남도와 충남경제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시행한 지역 대학생 장기인턴 프로그램인 ‘충전’에 참여, 지난해와 올해 8명의 학생을 참여시켰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은 “한국기술교육대 IPP는 현장 중심 특성화 교육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에 원동력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 및 전국 유수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공고히 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자체 및 지역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대학–학생–기업– 지자체 모두가 윈윈하는 성공 모델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