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위에서 8위로... ‘리드여제’ 클라이밍 서채현, 극적으로 결선 진출

‘리드여제’ 서채현(20·서울시청·노스페이스)이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무대에서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2회 연속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서채현이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스포츠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준결승 리드 경기에서 암벽을 오르고 있다. 서채현은 72.1점의 리드 포인트를 획득, 지난 볼더 경기에서 획득한 44.2점과 합산하여 총합 116.3점을 기록해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파리=뉴시스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준결선, 서채현은 리드 종목에서 72.1점을 획득해 합계 123.7점으로 8위를 차지했다. 이틀전 볼더링에서 44.2점으로 13위에 그쳤던 그는 주 종목인 리드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극적으로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정해진 시간 내에 통과하는 종목으로, 서채현에게는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다. 이번 대회에서 예상 밖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 맞는 부분을 잘 극복했다”는 서채현의 말처럼, 볼더링에서의 선전이 리드 종목에서의 역전극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됐다.

 

이날 서채현의 리드 경기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불과 2분 만에 30점 고지를 밟았고, 어려운 50점 구간도 안정적으로 돌파했다. 비록 완등에는 실패했지만, 72.1점으로 리드 4위를 기록하며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번 성과는 서채현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최연소 출전자로 결선에 올랐지만 최하위에 그쳐 눈물을 흘렸던 만큼 이번 대회에서 명예 회복이 절실했다. 

 

서채현의 성장 배경도 주목할 만하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 출신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2019년 성인 무대 데뷔와 동시에 월드컵을 제패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세계랭킹에서 리드 3위, 콤바인 4위에 올라있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스피드가 별도 메달 종목으로 분리되어 서채현의 메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15분에 열리는 결선에서 서채현은 한국 클라이밍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