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 재발의 협상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그가 진짜 당 대표인지 아니면 허수아비에 불과한지를 알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같은 당 이재명 대표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친이재명계’ 좌장으로도 알려진 정 의원은 8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한동훈 대표가 정말 여당의 당 대표로서 본인이 당을 제대로 장악하고, 확실하게 운영하고, 여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게 하려면 이걸(제삼자 추천 특검법)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같은 날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연계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추가로 포함한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특검법 수사 대상 항목 문구에는 ‘이종호 등이 김건희 등에게 임성근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사건’이라는 내용을 명시했으며,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 등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도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해 이 전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들여다볼 여지를 뒀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동훈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을 내놓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토론이든 협상이든 되지 않겠나”라고 국민의힘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박 직무대행은 당내 일부에서 한 대표의 ‘제삼자 추천 특검’이 좋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여당 법안에 따라 검토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무런 대안이 없는 반대는 국민 우롱이라면서, 박 직무대행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재표결 그리고 폐기 수순 반복 가능성 질문에 “지난번 (여당에서) 최소 4표의 이탈표가 있었다”며 “지금의 민심이 여당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부결된 ‘채 상병 특검법’의 반대표가 104표로 나오면서 국민의힘 의원 수(총 108명)를 봤을 때 여당에서 4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었다.
한 대표 측은 실제 법안 발의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한 대표 측근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같은 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법안 발의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한동훈 대표가 후보 시절에 주장했던 방안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 과정까지 가기 위해서는 한 대표도 당내의 반대가 많으니 이분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빨리 한두 명이라도 해서 발의를 하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건 우리 당내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제삼자 추천 특검’에 관한 국민의힘 분위기를 전한 김 최고위원 발언을 듣기라도 한 듯, 정 의원은 라디오에서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처리한다면 강력히 반발할 거라고 본다”며 “대통령이 양해하지 않는다면 처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