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집어삼킨 ‘난카이 대지진 공포’…전문가 “한국도 영향 가능성”

日 기상청 ‘거대 지진 주의’
앞선 8일 일본 서부 나가사키의 평화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지진 경보 발령에 몸을 웅크려 대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전날인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태평양 연안(난카이 해곡)에서 거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돼 일본 정부가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진 발생이 잦은 일본에서는 규모 5정도의 지진은 마치 일상인 듯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지진으로,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이날 NHK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난카이 대지진’에 대한 우려는 지난 10여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난카이 해곡은 일본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해곡을 말한다. 이 해곡에서는 100∼150년 간격으로 큰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이런 우려는 지난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는데, 일본 기상청은 “반드시 대지진이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즉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건 아니다. 일본 기상청은 “새로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상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커졌다”면서도 “특정 기간 중 대규모 지진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난카이 대지진 발생시 한국도 일부 영향을 받을 거로 예측된다. 일본 측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일 7.1 규모의 지진은 진앙에서 450㎞ 떨어진 한국 남해안에 진도1 정도의 영향을 줬다.

 

규모는 지진의 절대적 에너지를 말하고 진도는 특정 지역에서 체감하는 상대적 진동의 크기를 말한다. 진도1은 민감한 사람만 느끼는 정도다.

 

하지만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면 이번 지진과 차원이 다른 충격이 한반도에 올 수 있다. 홍태경 교수는 “난카이 대지진이 규모 9 정도라고 가정하면, 이번에 일어난 규모 7.1의 지진보다 에너지가 1000배 더 높다는 것”이라며 “땅이 흔들리는 정도는 에너지의 제곱근이라 이번 지진보다 약 30배가 더 흔들린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경주와 포항에 지진이 일어났던 것처럼, 난카이 대지진은 한반도의 지진 발생 환경을 크게 바꿀 것”이라며 “과거 경주에서 일어났던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앞당겨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일본 난카이 대지진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일본 난카이 대지진이 실제 발생하면 경제적으로 약 1경 3710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토목학회는 난카이토라후에서 거대 지진이 일어나고 도쿄 수도권에 직하 지진이 내습할 경우를 상정해 이로 인한 장기적인 경제 피해를 추계한 결과 난카이토라후 강진으로 도로가 끊기는 등 각종 인프라가 손상을 입고 공장이 가동 중단되거나 무너지는 등 피해는 무려 20년 동안 1410조엔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됐다.

 

지진, 재해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토목학회 위원회는 난카이토라후 거대지진과 수도 직하지진으로 인해 지표면이 요동을 치고 화재, 쓰나미 등이 덮치면서 도로와 항만 등 교통 인프라가 파괴되고 공장 등 생산시설이 엄청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막대한 경제피해는 장기에 걸쳐 국민소득이 감소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