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다큐멘터리 ‘그리고 목련이 필때면’을 제작한 가수 김흥국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다큐 ‘건국전쟁’의 흥행을 보고 힘을 받았다면서 정치인 다큐 흥행 1위인 ‘노무현입니다’(2017)의 기록을 깨고 싶다고 밝혔다.
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흥국은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이 저한테 많은 도움을 줬다”며 “그 영화를 보고 ‘이제 우리도 보수쪽 영화가 만들어지는구나 싶었고, (이번 영화 도전에)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흥국은 제작사 ‘흥픽쳐스’를 차리고 이 영화를 제작했다.
그는 “진보쪽 다큐멘터리가 상당히 많이 나온 걸로 안다”며 “다큐멘터리도 1위가 있더라. 우리 보수쪽 다큐 영화가 국민 여러분의 사랑을 받아서 그 기록도 한번 깨고 싶다”고 말했다. 김흥국이 언급한 작품은 역대 정치인 다큐멘터리 중 가장 많은 185만명을 모은 ‘노무현입니다’이다. ‘노무현입니다’는 역대 한국 다큐 흥행 순위에서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워낭소리’에 이어 3위다.
김흥국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생각지도 않은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 장면들을 보면서 우리 영화도 다큐멘터리 쪽에서 금메달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 마동석이 하는 영화는 대박 난다. 마동석 이 친구가 이 영화를 보면 천만 간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목련이 필때면’은 박 대통령과 육 여사의 일생을 다뤘다. 어린 시절부터 서거하기까지 행보와 업적을 소개한다. 배우 고두심과 현석이 나레이션을 맡았다. 이 작품은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친일파가 아니며 ‘따뜻한 인간성을 가진 울보’임을 강조한다. 박 전 대통령이 이승만 전 대통령과 더불어 북한의 남침 의도를 6·25전쟁 6개월 전에 알아채고 상부에 보고서까지 올린 사실도 집중 조명한다. 만듦새는 거칠다. 재연 배우의 연기를 배경과 합성한 장면들은 어색하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아쉽다. 김흥국은 제작비로 약 2억∼3억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김흥국은 “전국을 다니면서 두 분의 업적, 발자취를 많이 촬영했다”며 “몇 년 동안 하려면 여유 있게 준비하겠는데 오는 8월 15일이 육영수 여사 서거 50주년에 날짜를 맞추다보니 (시간이 촉박했다)”고 말했다. 육 여사는 50년 전인 1974년 8월 15일 세상을 떠났다.
배우 고두심이 나레이션을 맡은 데 대해서는 “고두심은 정치에 잘 가담하는 분도 아니고, 50년간 연기생활을 했고 관리를 철저하게 하신 분”이라며 “나레이션 때문에 혹시 정치에 관심 있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분은 아니고 대한민국을 위해 육영수 여사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윤희성 감독은 앞으로 다큐 시리즈로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윤 감독은 “극장 상영이 끝나면 제 욕심에는 네 편 정도 더 추가해서 완성도를 높여서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