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싼맛’에 찾았나…엔고·살인적 더위에 지진 공포까지 일본 여행 ‘감소’

앞선 8일 일본 서부 나가사키의 평화공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지진 경보 발령에 몸을 웅크려 대비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엔화가치 반등으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엔 환율 상승이 최대 성수기를 맞은 일본여행 수요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40도를 넘는 더운 날씨와 전날 일본을 덮친 지진공포까지 더해지며 사실상 올 여름 일본 여행 성수기는 끝났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의 지난달 일본 패키지관광 송출객은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송출객 증가율이 6.8%인 것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여행업계는 특히 7~8월 성수기 시즌에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같은 기간 동남아시아 증가율은 21.9%, 미국은 33.3%에 달했다.

 

업계에선 엔화가치 상승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달 초만 해도 100엔당 850원 선이었는데 이달 6일 950원으로 치솟았다.

 

여행업계에선 ‘슈퍼엔저’에 따른 특수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업계에 닥친 악재는 엔고뿐만이 아니다. 전날인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태평양 연안(난카이 해곡)에서 거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NHK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난카이 대지진’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지진이다.

 

난카이 해곡은 일본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해곡을 말한다. 이 해곡에서는 100∼150년 간격으로 큰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당장 지진피해를 입은 곳으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엔고에 맞물려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까지 일본을 찾을 이유가 줄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지진이나 기온에 따른 감소는 소폭이라”며 “일본을 대체할 여행지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베트남 태국 괌 사이판 등이 상호 ‘대체재’ 역할을 하는 것과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