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귀여움을 받던 '삐약이'가 한국 탁구의 '파랑새'로 다시 태어났다.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10일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와 동메달을 합작한 신유빈(20·대한항공)은 어린 시절 TV로 먼저 이름을 알린 선수다.
다섯 살이던 2009년 SBS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킹'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해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팽팽한 탁구 대결을 펼쳐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힘껏 타구를 날릴 때 내는 기합소리로 '삐약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도쿄 대회 뒤 시련이 찾아왔다.
아버지 신수현씨가 "좀 쉬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고 토로할 정도로 지나치게 훈련에 매진하던 신유빈은 2021년 11월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오른 손목 피로골절 부상을 당해 기권하고 만다.
반년 만에 테이블로 복귀했으나 부상은 재발했고, 신유빈은 결국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두 번이나 수술을 해야했던 이 부상 때문에 신유빈은 마음껏 훈련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몸이 됐다. 무리하면 손목에 염증이 올라온다고 한다.
부상의 사슬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했는데도, 신유빈은 더 강해지기만 했다.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오르더니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지희와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더니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 2개를 수확했다.
혼합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동메달을 따내더니 이날은 언니들과 여자 단체전에서 독일을 물리치고 두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탁구가 '멀티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김택수(남자 단식 동메달·남자 복식 동메달), 현정화(여자 단식 동메달·여자 복식 동메달) 이후 32년 만이다.
신유빈이 올림픽 메달을 더 수확할 기회는 앞으로도 많다. 아직 스무살인 신유빈은 한국 탁구의 '파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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