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비 애호박 19%, 오이 37%↑…폭염 속 채소 가격 ‘고공행진’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애호박은 1개에 2094원으로 일주일 만에 9.6% 상승했다. 애호박은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19.1%, 21.0% 비싸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와 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 가격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 연합뉴스

다다기오이 소매가격은 10개에 1만3269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6.9% 올랐고, 평년과 비교하면 39.8% 비쌌다. 애호박과 오이 가격 상승은 장마철 잦은 호우와 폭염 등 이상 기후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생육 부진과 병충해 확산 등에 따라 애호박과 오이 가격 강세가 당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름철 김치 재료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열무의 경우 1㎏당 소매가격이 4831원으로 일주일 만에 6.2%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3% 올랐고, 평년 대비 40.3% 비쌌다. 청양고추는 100g에 1540원으로 1년 전보다 56.2%, 평년보다 57.6% 높았다. 파프리카는 200g에 1566원으로 일주일 만에 31.3% 올랐다. 배추의 경우 재배 면적까지 줄면서 소매가격이 한 포기에 5809원으로 일주일 만에 8.1% 상승했다.

 

정부는 긴 장마 뒤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병충해가 확산할 수 있다면서 유관 기관과 각 농가에 방제 강화를 연일 권고하고 있다. 일부 농산물은 수급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배추의 경우 이달 중순 한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각 농가에서 다음 달 추석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배추 심는 시기를 늦추면서 출하량이 이달 중순쯤 줄었다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달 중순 이후에는 해발 1000m 정도의 완전 고랭지에서 배추가 출하되면서 유통 비용이 상승해 소매 가격이 뛸 수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공급 물량이 부족할 경우, 비축 배추 공급량을 현재 하루 250t에서 400t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평년 8월 중순 기준 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의 8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이와 함께 일부 고랭지에서는 같은 지역에 매년 배추를 재배하면서 생산이 부진해지는 ‘연작 장해’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휴경을 통해 지력을 높인 뒤 심는 토양 관리 노력을 당부했다.